나는 미니멀리스트라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왜 주장이냐면 아직 불필요한 물건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천천히 정리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미니멀리스트라고 하면 '물건이 별로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꼭 필요한 선택지만 남기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당장 물건이 많아도, 이 물건들을 선택할 때 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면 괜찮다.

나는 이북리더기가 많다.
현재는 총 4개의 이북리더기가 았고 거처간 것들까지 합하면 약 10개 정도를 사용해봤다.
이북리더기들을 정리하고 하나만 남겼을 당시에는 물건을 하나만 남겨야지, 이북리더기의 본질은 책 읽는 것이니까 책 읽는 것에만 집중해야겠다고 느꼈다.
하지만 지나고 나니 떠나보낸 이북리더기들이 너무 그리웠고, 새로운 이북리더기를 가지고 싶어서 인터넷 검색에 후기까지 다시 찾아보며 집착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비슷한 일을 몇 번 겪고 나서 깨달았다. 미니멀리스트는 단순히 물건이 적은 사람이 아닌 나한테 꼭 필요한 물건만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내가 미니멀리스트를 지향하게 된 이유는 아마도 통제 성향일 것이다.
나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주기적으로 물건을 뒤집고 정리하고, 필요없는 물건을 골라낸다.
돌이켜보니,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을 때마나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착했던 것 같다.
이걸 알기 전까지만 해도 내가 리셋 증후군인가 고민하기도 했다.

미니멀리스트의 삶을 지향하면서 가장 거슬리는 순간은 남에게 선물받은 물건들을 정리하지 못할 때이다.
최근 가까운 사람한테 키링과 텀블러를 받았다. 분명 필요 없다고 했음에도 나에게 주어지는 물건이었다.
그렇다고 그 물건을 사용하고 싶지도 않았고, 버릴 수도 없었다.
그래서 키링은 옛날 편지나 다이어리를 모아두는 박스에 넣었고, 텀블러는 주방 한 켠으로 보내버렸다.
둘 다 내 소유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살 것이다.
요즘은 노션을 통해서 내가 소유한 물건들을 관리하고 있다.


독립을 생각 중이라 가져갈 물건들도 같이 고민하고 있다.
이렇게 정리해두고 수량을 적어두면 내가 소유한 물건이 총 몇 개인지도 확인할 수 있어서 요긴히 잘 쓰고 있다.
지금은 크게 항목별로 분류했지만 천천히 자세하게 세분화 할 예정이다.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해야할까? 중간에 그만두는 거 아닐까? 그만둘꺼면 굳이 해야하나? 하고 고민했지만 정리하는 내내 너무 재미있었고, 내 물건을 이렇게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것에 쾌감이 들었다. (통제 성향이 정말 강한 것 같다.)
아직 완벽한 미니멀리스트는 아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선택지만 남겨두고 싶다.
그게 물건이든, 삶의 방식이든, 사람이든,
언젠가는 정말로 불필요한 것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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